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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다 샀다가 곧바로 가격이 떨어져서 피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 뒤로는 나누어서 사야 한다는 말을 알게 됐지만, 알고 있는 것과 지키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이 글은 분할 매수가 왜 말처럼 잘 되지 않는지를 간단한 비교 표로 풀어보고, 간격과 총 한도를 정하는 방법을 정리한 글입니다.
같은 가격 흐름, 세 가지 매수 방식 비교
분할 매수는 한 번에 사는 대신 여러 번에 나누어 사서 평균 매수가를 분산하는 방법입니다. 같은 가격 흐름에서 매수 방식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가상의 숫자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가격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정했고, 수수료는 반영하지 않았으며, 매번 같은 금액으로 사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 매수 방식 | 하락 후 반등 (100으로 회복) | 계속 상승 (120까지 상승) |
|---|---|---|
| 한 번에 전액 | 평균 100 / 수익률 0% | 평균 100 / 수익률 +20% |
| 하루 안에 3번 | 평균 98 / 수익률 약 +2% | 평균 101 / 수익률 약 +19% |
| 2주 간격으로 3번 | 평균 약 91 / 수익률 약 +10% | 평균 약 108 / 수익률 약 +12% |
가격 흐름은 이렇게 가정했습니다. 하락 후 반등에서는 하루 안에 100, 98, 96에 샀고, 2주 간격으로는 처음 100, 2주 뒤 80, 4주 뒤 95에 샀습니다. 계속 상승에서는 하루 안에 100, 101, 102에 샀고, 2주 간격으로는 100, 108, 116에 샀습니다. 가격이 떨어졌다 오르는 흐름에서는 간격을 둔 분할이 평균 매수가를 크게 낮췄지만, 계속 오르는 흐름에서는 한 번에 사는 쪽이 가장 유리했습니다. 분할 매수는 수익을 보장하는 방법이 아니라 한 번에 잘못 들어갈 위험을 나누는 방법이라는 점을 표가 보여줍니다.
'쪼개 샀다'가 되려면 간격이 필요하다
쪼개서 사려면 간격이 며칠에서 몇 달은 되어야 한다는 걸 저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위 표에서 하루 안에 세 번 산 방식은 주문을 세 번 넣었을 뿐 사실상 한 번에 산 것과 비슷합니다. 평균 매수가가 98로 거의 그대로인 이유도 세 번의 가격 차이가 작았기 때문입니다. 분할 매수의 효과는 주문 횟수가 아니라 가격이 달라질 만큼의 시간을 두었는지에서 나옵니다.
간격이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가격이 달라질 시간이 있어야 평균 매수가가 분산됩니다. 둘째, 그 사이에 새로운 소식이나 시장 분위기가 바뀌어서 내 판단을 다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처음 매수했을 때 흥분이나 불안이 가라앉을 시간이 생겨서 다음 주문을 감정이 아니라 계획에 따라 넣을 수 있습니다.
사고 나면 계좌를 보게 되고, 보다가 또 사게 된다
저는 사고 나면 자꾸 계좌를 들여다보다가 또 사고 또 사는 일을 반복했고, 그 사이 가격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계좌를 한 번 볼 때마다 사람은 새로운 매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순간처럼 느끼기 쉽습니다. 가격이 내려가 있으면 '싸졌다'는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이 곧바로 주문으로 이어집니다. 확인하는 횟수가 늘수록 주문하는 횟수도 따라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이럴 때는 추가 매수 시점을 가격이 아니라 날짜로 미리 정해두면, 계좌를 자주 보더라도 주문 횟수가 불어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몇 년을 해도 마음이 같다면, 규칙으로 막는다
몇 년을 해도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락장이 오면 조급해지는 마음이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짐보다는 감정이 끼어들 틈을 줄이는 규칙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아래 세 가지로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 날짜를 고정합니다: 매수일을 2주마다 같은 요일처럼 미리 정해두고, 그 날이 아니면 주문하지 않습니다.
- 회차별 금액을 고정합니다: 한 번에 넣을 금액을 미리 정해두면,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금액을 늘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종목별 총 한도를 정합니다: 한 종목에 넣을 최대 금액을 먼저 정하고 그 금액에 도달하면 더 사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둘 점은 '총 한도'의 의미입니다. 총 한도는 이 종목에 최대 이만큼까지만 넣겠다는 상한선이지, 그 금액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는 목표가 아닙니다. 가격이 계획과 다르게 움직여서 처음의 매수 이유가 흔들렸다면, 남은 회차를 그대로 진행할지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규칙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계획을 날짜와 비율로 적어보면
정해진 날짜에 일정 금액을 계속 사는 적립식 투자(DCA)와, 총 한도를 정해두고 몇 번에 나누어 사는 분할 매수는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이 조금 다릅니다. 적립식은 보통 정해진 주기로 기간을 길게 두고 이어가는 방식이고, 분할 매수는 정해둔 총 한도를 모두 채우면 끝나는 방식입니다.
규칙은 눈에 보이게 적어두어야 지키기 쉽습니다. 아래는 총 한도를 4번으로 나누어 2주 간격으로 사겠다고 가정한 일정표 예시입니다. 비율과 간격은 사람마다 다르게 정할 수 있고, 아래 숫자는 설명을 위해 임의로 만든 것이며 특정 금액이나 간격을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 회차 | 매수일 | 총 한도 대비 비율 |
|---|---|---|
| 1회차 | 시작일 | 25% |
| 2회차 | 2주 뒤 같은 요일 | 25% |
| 3회차 | 4주 뒤 같은 요일 | 25% |
| 4회차 | 6주 뒤 같은 요일 | 25% |
이렇게 적어두면 계좌를 아무리 자주 열어봐도 다음 주문 날짜와 금액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그 사이의 가격 흔들림에 반응해서 사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분할 매수에도 한계는 있다
간격을 두고 나누어 사는 방식에는 단점도 있습니다. 표에서 본 것처럼 가격이 계속 오르는 구간에서는 늦게 산 물량의 매수가가 더 높아져서 한 번에 사는 것보다 불리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 수수료는 주문할 때마다 붙기 때문에 주문 횟수가 늘면 수수료 합계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분할 횟수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내가 지킬 수 있는 횟수와 간격을 먼저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또 하나 미리 정해둘 것은 매수일에 가격이 크게 올라 있거나 내려 있을 때의 처리 방법입니다. 그대로 사는지, 그 회차는 건너뛰는지를 처음부터 정해두지 않으면 그날의 기분에 따라 규칙이 바뀌기 쉽습니다. 어떤 방법이 정답이라기보다 처음에 정한 대로 지키는 일관성이 더 중요합니다.
본 콘텐츠는 투자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