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피오나의 비트코인 이야기 #37

비트코인만 보다가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요즘 시장을 보다 보면 비트코인 가격만으로는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비트코인이 오르는지, 이더리움이 따라오는지, 알트코인이 강해지는지만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계속 지켜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가격보다 먼저 궁금해지는 것이 생겼습니다.
시장 안에 어떤 돈이 들어와 있고, 그 돈은 어디로 움직이고 있을까?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팔 때 USDT나 USDC를 한 번쯤 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저도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코인을 사고팔기 위한 중간 단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의 중요한 문제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 달러와 블록체인, 미국 국채와 가상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하나의 금융 인프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정말 달러를 담은 코인일까요?
스테이블코인을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면 특정 법정화폐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입니다.
대표적으로 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많이 사용됩니다.
비트코인처럼 가격 상승 자체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자산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큰 자산 사이를 이동하거나 결제와 금융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달러에 가까운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매도했다고 해서 반드시 원화나 달러를 은행 계좌로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시장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두면 다른 가상자산을 매수하거나 다른 블록체인 생태계로 이동할 때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가격만 보면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여러 자산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왜 스테이블코인을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조금 재미있어집니다.
미국은 2025년 GENIUS Act를 제정했고, 미국 재무부는 이 법을 설명하면서 달러의 국제적 지위를 강화하고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미국 국채 수요를 늘릴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즉 미국의 관점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암호화폐 산업의 하나로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금융망이 커지더라도 그 안에서 계속 달러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을 생각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도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단순히 '코인을 좋아하는 대통령'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미국의 금융 경쟁력과 달러의 영향력이라는 큰 틀에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된다면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에서도 달러의 네트워크 효과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달러와 미국 국채가 왜 여기에서 등장할까요?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발행사가 이용자에게 약속한 가치를 뒷받침할 준비자산이 필요합니다.
특히 규제되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처럼 유동성과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 중요한 준비자산으로 다뤄집니다.
이 구조를 따라가 보면 재미있는 연결고리가 하나 나타납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 스테이블코인 사용 증가 → 준비자산 수요 증가 → 미국 국채와 연결
물론 이것을 단순하게 '스테이블코인이 커지면 미국 국채 가격이 오른다'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 국채시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장보다 훨씬 큰 시장이고 금리와 경기, 재정정책, 글로벌 자금 흐름 등 수많은 변수가 함께 작용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디지털 금융시장이 성장하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만합니다.
사토시는 여기까지 생각했을까요?
이 부분에서 저는 가끔 2008년으로 생각이 돌아갑니다.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을 신뢰하지 않아도 거래할 수 있는 전자화폐를 만들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공개한 비트코인 백서에서 핵심은 중앙기관이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첫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에는 당시 영국 Times의 은행 구제금융 관련 기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금융시장은 상당히 흥미롭게 변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디지털 자산으로 성장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블록체인을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활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토시가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달러 패권, 스테이블코인, 미국 국채의 연결까지 구체적으로 예상했다고 말할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금융기관과 중앙화된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이 17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미국의 달러 정책과 국채시장까지 함께 바라봐야 하는 자산이 되었다는 사실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커진다고 비트코인이 자동으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투자할 때 한 가지는 꼭 구분해야 합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그 돈이 모두 비트코인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에 사용될 수도 있고, 거래소에서 다음 거래를 기다리는 자금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으며, 디파이에서 담보나 유동성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증가했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곧바로 비트코인 상승을 예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중급 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공급량과 실제 거래량, 온체인 이동, 거래소 유입·유출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존재하는 것과 돈이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비트코인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 주식시장까지 봐야 할까요?
비트코인이 이제 암호화폐 시장 안에서만 움직이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국 현물 ETF를 통해 전통 금융시장과 연결됐고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도 확대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금리와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도 같은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함께 받게 됐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일 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크게 낮추면 주식과 가상자산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비트코인 차트만 보는 것보다 나스닥, S&P500, 미국 국채금리, 달러의 움직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지는 순간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도 코인마다 영향이 다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서 모든 코인이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도 중급자로 넘어가면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와 금융 인프라에 가깝고, RWA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실물 금융자산의 토큰화와 연결됩니다.
비트코인은 희소성과 가치저장 수단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이더리움은 스마트계약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기반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밖의 알트코인들은 AI, 디파이, 게임, RWA 등 각각 다른 분야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코인을 밀어준다'는 한 문장으로 시장 전체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정책이 어떤 자산과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던 섹터별 시장 흐름과도 연결됩니다.
달러가 강해질 때 비트코인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미국 금융시장을 볼 때 달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달러 가치의 변화는 전 세계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줍니다.
달러가 강해지는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러 자산을 선호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자금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동성이 풍부하고 달러 강세 압력이 약해지는 환경에서는 주식과 가상자산 같은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공식처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달러와 반대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자산이 아니며, 금리와 유동성, 투자심리, ETF 자금 흐름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한 가지 지표를 보고 방향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장의 움직임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의 방향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을 공부하다 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시장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테이블코인에는 달러가 있고, 달러에는 미국 금융시장이 있고, 준비자산에는 미국 국채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수많은 알트코인이 움직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시장을 보는 질문도 조금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어떤 코인이 오를까?'가 가장 먼저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지금 시장의 돈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증가하고 있는지, 실제 거래가 늘고 있는지, 미국 주식시장의 위험선호가 살아 있는지, 달러와 국채금리는 어떤 방향인지, 그리고 비트코인으로 실제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조각을 맞춰보면 단순히 가격만 보는 것보다 시장의 흐름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피오나의 한마디
처음 비트코인을 볼 때는 가격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오르면 좋은 것이고 떨어지면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뒤에 훨씬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달러가 움직이고, 미국의 금리와 국채가 움직이고, 기관의 자금이 움직이고, 그 안에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흐름도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탄생한 비트코인이 지금은 오히려 미국의 금융시장과 달러 정책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는 자산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사토시가 오늘날의 스테이블코인과 미국 국채까지 예상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 비트코인이 이렇게 거대한 금융시장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재미있습니다.
※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스테이블코인과 미국 금융시장,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시장의 연결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거나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나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이 비트코인 또는 알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 달러 가치, 국채금리, 유동성, 규제와 시장 심리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으므로 투자 전에는 충분한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피오나의 비트코인 이야기 #38
다음에는 가격 차트 밖에서 실제 자금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온체인 데이터는 무엇을 보여줄까? 거래소로 들어오는 비트코인과 빠져나가는 비트코인, 고래의 움직임, 스테이블코인의 이동을 통해 시장의 속내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 중급자의 시선으로 알아보겠습니다.

